사람들은 대개 원인론을 맹신합니다. 과거에서 현재로 이어지는 시간의 흐름 속에서 우리는 자연스럽게 과거의 경험이 현재를 결정한다고 생각합니다. 하지만 원인론에만 갇혀 있다면 우리는 한 발짝도 앞으로 나아갈 수 없습니다.
『미움받을 용기』는 이러한 원인론적 사고에서 벗어나도록 도와주는 책입니다. 많은 자기계발서를 읽어왔기에 익숙한 내용일 것이라 예상했지만, 이 책은 기존의 사고방식을 뛰어넘는 신선한 충격을 주었습니다.
원인론에서 목적론으로
이 책은 한 청년과 철학자의 대화 형식으로 전개되며, 아들러의 목적론적 사고와 철학이 담겨 있습니다. 원인론적 사고에 익숙한 우리에게 논리적으로 반박할 수 있는 새로운 시각을 제시하죠. 때로는 이해하기 어려운 부분도 있었지만, 원인론에 익숙한 나 자신을 돌아보며 천천히 책을 읽어나갔습니다.
프로이트의 트라우마 이론은 이해하기 쉬운 인과관계를 제시하며 많은 사람들의 공감을 얻습니다. 하지만 아들러는 이렇게 말합니다.
"경험이 우리를 결정하는 것이 아니라, 우리가 경험에 부여하는 의미가 우리를 결정한다."
이는 우리가 경험을 해석하는 방식이 더 중요하다는 것을 시사합니다. 기존의 원인론적 사고를 거부하고 목적에 따라 삶을 살아야 한다는 메시지가 신선하면서도 도전적으로 다가왔습니다.
중요한 것은 주어진 것이 아니라, 그것을 활용하는 방식
우리는 살면서 늘 고민합니다. 어떤 기회가 주어졌느냐, 지금 어떤 위치에 있는가를 따지며 그것에 맞는 행동을 합니다. 예를 들어 새로운 도전을 해야 할 때, 사람들은 시간이 없다는 핑계를 대곤 합니다. 돈이 없어서 공부를 못하고, 여행을 갈 수 없다고 말합니다.
그러나 그런 핑계를 넘어서 시간과 돈이 부족한 환경에서도 자신만의 방식으로 인생을 개척하는 사람들이 있습니다. 결국 중요한 것은 내게 주어진 것이 아니라, 그것을 어떻게 활용할 것인가에 대한 태도입니다.
변화하지 않겠다는 결심
"인간은 끊임없이 변하지 않겠다고 결심한다."
변화를 두려워하는 이유는 무엇일까요? 나의 경우, 그것은 다른 사람들의 시선 때문이기도 하고, 신앙적인 이유로 나 자신을 지키려는 목적 때문이기도 합니다. 우리는 미래가 불확실하기 때문에 과거의 경험을 기준으로 사고하려 합니다. 하지만 변화하지 않는 것에서 오는 불만을 감수하며 살아가기도 하죠.
책 속 청년은 철학자에게 이렇게 반박합니다.
"사람들은 변하고 싶어 합니다. 하지만 불공평한 환경 속에서는 결코 변화할 수 없습니다."
매우 공감 가는 말입니다. 변화를 원하지만 현실의 벽 앞에서 좌절하는 것은 누구에게나 익숙한 감정이죠. 그러나 철학자는 이렇게 말합니다.
"사람은 목적에 의해 행동하며, 자신의 목적을 위해 현재를 결정한다."
결국 우리가 변화하지 않는 것은 변화가 어려워서가 아니라, 변화를 위해 노력하는 것이 더 힘들기 때문이라는 것입니다. 변화를 위해 에너지를 쓰기보다, 현실을 탓하는 것이 더 편하기에 우리는 변화를 미룹니다.
지금, 여기에서 인생이 결정된다
"아들러의 심리학은 용기의 심리학이다." "나의 인생은 지금 여기에서 결정된다."
우리는 종종 자신의 과거를 탓합니다. 하지만 중요한 것은 과거의 일이 무엇이든 앞으로의 삶에는 아무런 영향을 미치지 않는다는 것입니다. 인생을 결정하는 것은 과거도 미래도 아닌 ‘지금, 여기’에서 사는 나입니다.
가끔 나는 스스로에게 핑계를 대며 현실을 회피하고 있지는 않은지 돌아봅니다. 종교적인 이유를 들어 나의 변화를 정당화하려 하기도 하지만, 제3자의 입장에서 보면 그것이 단순한 변명일 수도 있습니다. 이 책은 우리 스스로에게 더욱 솔직해지고, 과거가 아닌 현재를 중심으로 살아갈 용기를 가지라고 이야기합니다.
"원인이 아닌 목적을 좇아 사는 삶이라면, 아픔과 상처도 더 이상 문제가 되지 않는다."
앞으로 우리가 해야 할 일은 단 하나, 잘 살아갈 결정을 내리는 것입니다. 결국 인생은 ‘지금, 여기’에서 만들어지는 것이니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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